캐나다, 남과 여, 그리고 X
        등록일 2018-10-15

        캐나다, 남과 여, 그리고  X 

        김양숙 캐나다 토론토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 캐나다의 노바스코시아주(Nova Scotia)는 앞으로 성정체성을 남성 또는 여성의 이분법적 범주로 정의하고 싶지 않은 개인은 남/여가 아닌 제 3의 범주 “X”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 19일 노바스코시아 주정부는 출생증명서에 관련한 법률(Vital Statistics Act)을 개정하면서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개정 전에도 노바스코시아주는 개인에게 출생증명서상 성별을 수정하는 것을 허용해 왔으나, 이는 오직 성전환을 한 경우 등 전문가의 소견서가 뒷받침 될 때에 한해 가능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출생증명서의 성별을 변경하는데 전문가 소견서가 요구되지 않을 것이며, 출생증명서 상의 성별을 바꿀 때 부과하던 요금(24.95 캐나다 달러) 또한 사라질 것이다. 19일 서비스 노바스코시아(Service Nova Scotia)의 맥랠란( Minister Geoff MacLellan) 장관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더 포용적인(inclusive) 노바스코시아를 만들기 위한 올바른 행보(right thing to do)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로서 노바스코시아는 캐나다에서 온타리오(Ontario), 뉴펀드랜드와 라브라도(Newfoundland and Labrador), 알버타(Alberta), 유콘(Yukon), 노스웨스트 준주(Northwest Territories)와 더불어 공문서상 X라는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주가 되었다.
        • 노바스코시아의 이번 결정은 최근 캐나다에서 보이는 다양한 성 정체성을 포용하는 흐름의 한 예이다. 현재 사스카츄완(Saskatchewan)과 온타리오(Ontario)주는  출생증명서에 성별을 표기하지 않아도 되며 연방정부가 발행하는 캐나다 여권의 성별 표기란에는 남녀 외에  X를 허용하고 있다. 2017년 캐나다 이민청은 모든 캐나다인이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젠더를 표현하며 살 수 있어야 하고, 이에 따른 어떠한 위험도 없어야 한다며, 여권에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하는 것은 성 정체성과 젠더 표현에 상관없이 모든 캐나다 시민은 평등해지기 위한 중요한 조치임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여권 성별란에 X를 표기하는 것에 대하여 자체를 반대하는 캐나다 내부의 반발 뿐 아니라 남녀 외에 제 3의 선택지가 존재하는 것 미대륙에서도 다른나라를 여행할 때는 통용되지 않는 무의미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현재 캐나다 이민청은 다른 나라에 입국시 캐나다 여권에 표시된 성별 X 때문에 입국이 거부될 수 있으니 여행하는 국가의 상황을 살펴 선택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 최근 이렇게 연방 및 주정부들이 X를 공문서에 도입하는 포용적인 정책을 확대해 나가는 것에 대해 LGBT 인권운동계는 비이분주의자(non-binary), 인터섹스(intersex), 트랜스젠더(transgender)등의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캐나다인들이 부딪히는 가장 일차적인 문제를 공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공문서에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성별란을 굳이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없애자는 의견 또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한 다양한 성 정체성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인정되고 있지 않고 심지어는 불법인 만큼 X를 사용하는 포용적인 체계를 국제적으로 널리 전파하는데 캐나다가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여하튼 캐나다 내에서 X선택지는 당분간 여러 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타리오주는 기존에 운전면허증과 의료보험증에 X선택지를 채택해오고 있으나  출생신고서에서 만큼은 남녀의 이분 범주를 고집해 왔는데, 2017년 영화감독 퍼거슨(Ferguson)이 토론토의 서비스 캐나다에 여성으로 표기되어 있는 자신의 출생신고서상 성별(sex designation)을 비이분주의자(non-binary)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다 거절  당하자 주정부를 상대로 한 1년여의 법정 싸움 끝에 올해 5월 온타리오주 최초로 X 가 표기된 성 중립적(gender neutral) 출생 신고서를 획득한 바 있다. 퍼거슨 케이스를 계기로 곧 온타리오에도 노바스코시아와 같은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되고 있다.

         

        • 참고자료
        1. HuffPost, Nova Scotia To Offer Gender-Neutral Option On Birth Certificates, https://www.huffingtonpost.ca/2018/09/19/nova-scotia-gender-birth-certificate_a_23532817/
        2. CBC, Ontario has just issued its first non-binary birth certificate, recipient says, https://www.cbc.ca/news/canada/toronto/ontario-has-just-issued-its-first-non-binary-birth-certificate-recipient-says-1.4652175
        3. Government Canada, Change the sex on your passport or travel document, https://www.canada.ca/en/immigration-refugees-citizenship/services/canadian-passports/change-sex.html
        4.  The Guardian, Canada introduces gender-neutral 'X' option on passports,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7/aug/31/canada-introduces-gender-neutral-x-option-on-passports
        5. Nova Scotia Canada, Change Your Sex Designation,  https://novascotia.ca/sns/access/vitalstats/changing-your-sex-designation.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