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타리오 초등학교 성교육 교과 과정 개정 관련 논쟁 격화
        등록일 2018-10-15

        캐나다 온타리오 초등학교 성교육 교과 과정 개정 관련 논쟁 격화


        김양숙 캐나다 토론토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 온타리오의 초등 성교육 교과 과정 전면 개정을 둘러싼 논쟁이 주정부를 상대로 한 법정싸움으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당선된 보수당의 덕 포드(Doug Ford) 신임 온타리오 주지사는 취임 직후인 7월 전임 캐슬린 윈(Kathleen Wynne) 자유당 정부에서 2015년 도입한 성교육 교과 과정을 전면 폐지하고 1998년 전으로 회귀할 것을 발표했다.
        • 2015년 도입된 성교육 교과과정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세부적인 신체 부위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가르치고, 책임 있고 안전한 성관계를 위해 성관계 시 쌍방의 동의(consent)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성소수자의 성, 다양한 성 정체성과 젠더 표현, 동성 결혼, 온라인 성폭력 등에 대한 내용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하고 있는데, 보수 성향의 학부모들과 특정 종교집단들이 이러한 내용이 초등학생들에게 적절치 않으며 공교육이 되려 학생들의 성적 방종을 부추긴다며 반발해 왔다.
        • 주정부가 제시한 1998년 안과 유사한 개정안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과정에서 배우던 동성애와 동성 부모로 이뤄진 가족에 대한 내용이 삭제되고 초등학교 6학년 과정에서 젠더 표현(Gender expression)에 대한 내용이 삭제되며, 8학년 과정에서는 이분법적 젠더를 넘어선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등 다양한 젠더 스펙트럼과 이들의 정체성, 성에 대한 부분이 완전히 배제됨으로써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정체성에 대한 내용을 교육하지 않게 된다.
        •  덕 포드 수상이 1998년 성교육으로 돌아 갈 것을 발표하자마자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끓어오르기 시작하여 8월부터 시위와 온·오프라인 서명운동 및 각종 집단행동이 줄을 잇고 있다. 제일 먼저 주정부의 조치에 반발한 것은 성소수자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었다. 8월 트랜스젠더 청소년들과 그 부모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내용이 교과과정에서 전면 삭제되는 것은 마치 아이들에게 성소수자들이 주변에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그러한 성향은 비정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성소수자 학생들로 하여금 고립감을 느끼게 하고 교내 따돌림의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이성애자 학생들은 그들이 필요한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정보를 공교육을 통해 얻는 반면 성소수자 학생들은 그러한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므로 주정부의 개정안은 명백한 성소수자 배제이며 차별이라는 요지로 주정부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 이어 캐나다 최대의 교원 노동조합인 온타리오 초등학교 교원 노동조합(The Elementary Teachers Federation of Ontario)과 시민사회 연대 조직인 캐나다 시민 자유협회(Canadian Civil Liberties Association)도 법정투쟁에 나섰다. 주정부의 개정안이 학생의 인권을 침해 한다는  요지로 소송을 제기한  캐나다 시민자유협회에 뒤이어 8월 온타리오 초등학교 교원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학생들을 1998년이 아닌 2018년의 세상에 대비 시킬 필요가 있다” 라며, 포드 정부의 개정안은 소수자 학생들의 인권(the Charter firths of minority student)과  교사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요지로 소를 제기했다.  교원노조에 따르면  현장의 교사들은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되고, 학부모들과 가톨릭 교육계가 찬성한 최신의 증거 기반 성교육 교과 과정을 가르치도록 훈련받았는데, 주정부의 개정안은 학생들의 건강에 중요한 정보들을 제공하지 못하게 교사들을 강제함으로써 정부가 교사들의 전문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교원노조는 또한 개정안을 가르치는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신체적, 성적 폭력, 성병, 온라인상의 따돌림과 성폭력, 온라인 아동 착취(cyberbullying and online child exploitation)등과 같은 변화된 환경과 새로운 위험에 대비 할 수 없게 함으로써 학생의 인권 위협하고, 성소수자(LGBTQ+)학생들을 차별하고 그들에게 관련된 주제들을 교과과정에서 제외함으로써 그들을 “비정상”으로 낙인찍으므로 이는 성소수자 학생들에 대한 차별임을 주장하고 있다. 뒤이어 9월에는 학생들 스스로 대규모 단체 행동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무지는 그만, 혐오도 그만, 98년도로 돌아가지 말자(No ignorance, no hate, let’s not go back to ’98)라는 구호를 외치며 온타리오 전역의 75개 학교에서 약 3만8천명의 학생들이 토론토 시내 거리 행진과 집회에 나섰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캠페인 또한 확대되어갔다.
        • 이처럼 성교육 개정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어 감에 따라 10월 9일 화요일 온타리오 주 인권위원회(OHRC: Ontario Human Rights Commissions)가 공식적으로 법률 공방에 개입할 것을 발표했다. 온타리오 인권위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소녀들과 성소수자 학생들은 온타리오에서 가장 위험에 노출된 집단(most vulnerable and at-risk people)이라는 경험적 증거들을 언급하며,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온타리오 인권조사위원회(Human Rights Tribunal of Ontario)에 청구되어 있는 사안의 심판에 개입할 것이라 발표했다. 인권위는 공식 성명에서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괴롭힘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제일 먼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주정부의 개정안은 특히 성소수자 학생들과 그 부모들을  사회적으로 낙인찍고 격하하며 고립시킨다(stigmatizes, degrades, and alienates LGBTQ+ students and parents)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권위는 또한 온타리오의 모든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되기 위해서는 모든 학생들이 그들의 모습을 정규교과 과정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적인(inclusive) 교과과정과 인권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 참고자료
        1. Canadian Civil Liberties Association, Taking the Fight for Inclusive Sex-education in Ontario to the Steps of Queen’s Park, https://ccla.org/taking-fight-inclusive-sex-education-ontario-steps-queens-park/
        2. HuffPost, Ontario Human Rights Commission Joins Legal Challenge Of Sex Ed Repeal, https://www.huffingtonpost.ca/2018/10/09/ontario-human-rights-commission-joins-legal-challenge-of-sex-ed-repeal_a_23555717/
        3. Ontario Human Rights Commission, OHRC intervenes in education curriculum case at the Human Rights Tribunal of Ontario, http://www.ohrc.on.ca/en/news_centre/ohrc-intervenes-education-curriculum-case-human-rights-tribunal-ontario
        4. The Star, Tens of thousands of high school students walk out en masse to protest out-of-date sex-ed curriculum, https://www.thestar.com/news/gta/2018/09/21/tens-of-thousands-of-high-school-students-walk-out-en-masse-to-protest-out-of-date-sex-ed-curriculum.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