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30세 이하 여성 5명 중 1명, “남녀 임금 차별 겪었다”
        등록일 2018-10-15

        영국, 30세 이하 여성 5명 중 1명, “남녀 임금 차별 겪었다”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과정

         

        • 영국 30세 이하 여성 5명 중 1명이 남성 동료와 똑같이 일하고도 더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저소득층 여성 지원 단체인 영위민스트러스트(Young Women's Trust)가 9월 13일 발표한 연간 보고서인 'It's(still)a rich man's world: Inequality 100 years after votes for women'에 따르면 30세 이하 여성 응답자 중 19%가 남성 직장 동료와 같은 일을 하고도 더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미투 운동’등 여권 신장 운동이 활발한 지금에도 상당수 영국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성추행을 당하더라도 신고하는 것이 두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 이 보고서에 포함된 설문조사는 영위민스트러스트가 올해 6월 29일부터 7월 16일까지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 거주하는 남녀 18~30세 40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 남녀 임금 차별을 가장 많이 겪는 여성 연령층은 25~30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세~30세 여성 응답자 중 "남성 동료와 같은 일을 하고도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답한 이들은 19%였지만, 25~30세 여성 응답자로 연령 기준을 좁히자 4명 중 1명꼴인 25%가 “그렇다”고 답해 18~30세 여성 평균보다 6% 포인트 더 높았다. 또한 30세 이하의 젊은 여성들은 불안한 고용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고 일한다고 답한 젊은 여성 응답자는 전체의 20%지만, 같은 연령층 남성은 전체 응답자 중 16%가 그렇다고 답해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 또한 “제로아워 계약(Zero-Hour Contract)을 맺고 근무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 역시 여성이 남성을 앞섰다. 제로아워 계약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젊은 여성이 39%, 젊은 남성이 32%인 것으로 나타나 열악한 노동 조건으로 일하는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7% 포인트 높았다. 제로아워 계약은 정해진 노동시간 없이 임시로 계약한 뒤 일한 만큼 시급을 받는 것으로, 최소한의 근무 시간과 최저 임금을 보장하는 파트타임보다 더 열악한 근로 조건이다. 2년 전인 2016년 실시한 같은 내용의 설문 조사에서 제로아워 계약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젊은 여성은 전체 응답자의 32%였지만, 올해는 그 비율이 더 상승했다.
        •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에도 불구하고 일터에서 여성을 향한 성추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으며, 직장 내 불이익이 두려워 이를 신고하지 않는 여성들도 6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에서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뒤 제보한 여성들은 전체의 8%에 불과했고, 15%는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18% 여성 응답자가 “성추행 사실을 신고하는 것이 두렵다”고 답했고, 24%는 “해고를 당할까봐”, 17%는 “근로 시간이 줄어들까봐 두려워 성희롱 신고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32% 여성들이 “직장 내 성희롱을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말해 직장 내 성추행 제보 제도가 제대로 홍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직장 내에서 성차별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과 관련, 대다수인 71% 여성이 “당한 적이 있다”고 했고, 여성 51%는 “그들이 40세가 됐을 무렵 영국에서 직장 내 성차별이 해결될 것”이라며 영국에서 지금 당장 여성을 향한 직장 내 성차별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위민스트러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이 설문 조사 결과는 젊은 여성들이 젊은 남성들보다 고용 불안정, 경제적 어려움 더 많이 겪으며, 직장 내에서 성추행과 차별 등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해는 영국 여성들이 참정권을 쟁취한지 100주년 되는 기념비적인 해지만 양성평등을 향해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다”고 지적했다.

         

        •  참고자료
        1. Young Women's Trust(2018) “Millions of young women being let down in workplace, despite #MeToo and gender pay reporting, says major new report” https://www.youngwomenstrust.org/what_we_do/media_centre/press_releases/849_millions_of_young_women_being_let_down_in_workplace(접속일자, 2018년 9월 28일)
        2.  Young Women’s Trust(2018) “It's(still)a rich man's world: Inequality 100 years after votes for women” https://www.youngwomenstrust.org/assets/0000/9913/It_s_still_a_rich_man_s_world_-_web_report.pdf(접속일자, 2018년 9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