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성의원 대표성 제고를 위해, 여성할당제 확대 아닌 선거법 개정 추진
        등록일 2018-11-23

        독일, 여성의원 대표성 제고를 위해, 여성할당제 확대 아닌 선거법 개정 추진 

        채혜원 독일통신원

        • 지난 11월 12일은 독일 여성 참정권 획득 100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독일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독일 정치 영역 내 여성 대표성이 여전히 크게 부족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 현재 독일 정치권에는 13년 동안 독일을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와 안드레아 날레스(Andrea Nahles) 사회민주당(SPD, 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 대표, 아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Annegret Kramp-Karrenbauer) 기독민주당(CDU, Christlich Demokratische Union) 사무총장 정도만이 여성 정치인을 대표하고 있다.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DW)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독일 연방 정부의 장관직 여성 비율은 43.8%이며 주정부의 장관직 여성 비율은 4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직 비율은 9.6%에 그쳤다.
        • 참정권 획득 100주년 기념행사에 모인 여성 지도자들은 “참정권 획득 이후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시작되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여전히 독일은 뒤처져있다.”며 “독일 연방의회의 여성 비율은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각 분야의 여성 대표들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는 독일의 성 평등 문제를 보여주는 증거이다”라고 의견을 모았다.
        • 독일 연방하원인‘분데스탁(Bundestag)’은 2017년 연방 선거 이후 여성 의원 비율이 감소했다. 709명의 의원 중 여성의원 비율은 31%(218석)에 그쳤다. 이에 독일은 세계 여성 대표 순위(전체 193개국)에서 46위를 차지했으며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스웨덴의 여성 의원 비율은 46%이며 핀란드, 노르웨이, 프랑스는 모두 약 40%에 이른다. 과거 독일 연방의회 여성 비율을 살펴보면, 1998~2002년 30.9%, 2002년~2005년 32.5%, 2009년~2013년 32.8%, 2013년~2017년 36.8%로 조금씩 상승해왔다.
        • 2017년 총선에서 여성 의원 비율이 줄어든 것은 남성 지배적인 두 정당, 즉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Alternative für Deutschland)’당과 ‘자유민주당(FDP, Freie Demokratische Partei)’ 영향이 크다.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여성 의원 비율은 10.9%, ‘자유민주당’은 23.8%다.
        • 독일은 여성 정치인 부족 문제를 ‘여성 할당제(Quote)’로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할당제가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여성 할당제 50%를 주장하는 좌파당(Linken)과 녹색당(Grünen)의 경우 여성 비율은 각각 53.6%, 58.2%다. 사회민주당(SPD)은 후보자와 장관직의 여성 비율 40%를 주장하고 있으며, 이당의 여성 비율은 41.8%다. 카티야 되너(Katja Dörner) 녹색당 의원은 “할당제는 좋은 제도가 아닌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이라며 “중요한 목표가 있는데 도달하지 못했다면, 새롭고 효과적인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녹색당은‘합법적 쿼터제’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여성 정치인들은 “독일 의회의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으며, 카타리나 바를레이(Katarina Barley) 법무부 장관은 새로운 선거법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바를레이 장관은 후보자 명단을 남녀 교대로 채우거나, 직접 선거가 이뤄지는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고 남·여 의원을 각각 선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 메르켈 총리 역시 연방하원의 여성 비율만을 늘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독민주당(CDU)이 직접 선거에서 승리하는 비율이 높으므로, 여성들이 직접 선거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CDU(기독민주당)/CSU(기독사회당) 연합은 선거법 개혁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참고자료
        1. http://www.faz.net/aktuell/politik/inland/angela-merkel-fordert-hoeheren-frauenanteil-in-parlamenten-15887001.html#void
        2. https://www.dw.com/en/in-german-politics-women-still-have-a-long-way-to-go/a-46226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