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권당 이끌 카렌바우어, 여성정책 방향은?
        등록일 2018-12-14

        독일 집권당 이끌 카렌바우어, 여성정책 방향은? 

        채혜원 독일통신원

        •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독일 기독민주당(CDU)을 이끌 새 대표로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Annegret Kramp-Karrenbauer)당 사무총장이 당선됐다.
        • 올해로 56세인 카렌바우어는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자를란트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이 지역의 다른 사람들과 같이 로마 가톨릭 교회 신자다. 18세에 기독민주당 당원이 된 카렌바우어 대표는 청년 단체와 지역 당원들과 일하면서 오랜 시간 자를란트 주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그는 자를란트 주에서 2000년 독일의 첫 번째 여성 주정부 내무 장관이 되었고, 2011년에는 첫 여성 주지사가 되었다. 2017년 주지사에 재선에 성공한 후 카렌바우어는 자를란트 주에서 봉사하는 것이 만족스럽다며 국가 차원으로 올라갈 의향이 있음을 부인했지만, 독일에서는 이미 메르켈의 잠재적인 후계자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 큰 주정부 선거를 통해 그는 메르켈 총리의 눈을 사로잡았고, 결국 2018년 2월 기독민주당의 사무총장이 되었다. 카렌바우어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는 남편 헬뮤트 카렌바우어로 알려져 있다. 광산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카렌바우어 대표가 정치 일을 시작하자 집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카렌바우어 대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 카렌바우어 대표는 메르켈 총리와 개인적, 정치적으로 가깝고 신임을 받아 왔기 때문에 독일 언론에 의해 ‘미니 메르켈(mini Merkel)’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더 보수적인 정책으로 메르켈 총리와 차별화된다. 독일 언론들은 카렌바우어와 메르켈을 비교하면서 카렌바우어 대표가 법과 질서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느 정도 메르켈 총리와 비슷한 노선을 추구할 것이라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이주정책의 경우, 카렌바우어 대표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EU 내 일방적인 국경 폐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보수나 진보가 아닙니다. 기독민주당은 그 자체로 존재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 그렇다면 여성 정책과 관련해서 카렌바우어 대표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일각에서는 그가 보수주의자이지만 그간 여성 사회진출 이슈나 기업 여성 대표 할당제 실시 등에 참여해온 만큼 여성 정책을 잘 이끌어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CDU(기독민주당)/CSU(기독사회당)연합은 여성들이 직접 선거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선거법 개혁안을 준비 중이다.
        • 쟁점은 ‘낙태 광고 금지 조항’이다. 카렌바우어 대표는 낙태 이슈와 관련해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현재 독일 의회에서는 낙태 광고를 금지하는 독일 형법 제 219a조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여기서 ‘광고(Werbung)’란 단어는 일반적인 ‘광고’의  의미가 아니라 의사가 낙태 과정, 가능성과 위험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논쟁은 독일 기센(Gießen)의 지방법원이 산부인과 의사인 크리스티나 헤넬(Kristina Hänel)에게 6000유로 벌금형 판결을 확정하면서 촉발되었다. 헤넬 의사는 홈페이지에 낙태에 대한 정보를 올렸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등은 219a조에 대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카렌바우어 대표는 자를란트 주지사직을 맡고 있을 때부터 “낙태는 사후 피임이 아니며 다른 의료 서비스와 다르다.”며 조항 폐지에 엄격히 반대해왔다. 이에 녹색당은 “여성 정치가 구식 정치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219a조는 나치 시대의 유물이며 이 조항은 여성이 낙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의사 업무를 범죄로 만들고 있다.”며 비판했다. 
        • 공영방송 뉴스 ‘타게스샤우(Tagesschau)’의 12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중으로 기독민주·사회 연합(CDU/CSU와 SPD)는 다른 당과 타협점을 찾을 계획이나 합의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카렌바우어 대표는 ‘타게스샤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좋은 교류를 하고 있지만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219a조항은 삭제되어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 앞으로 ‘온건한 보수주의자’라 불리는 카렌바우어 대표가 여성정책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나갈지 독일 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참고자료
        1. https://www.tagesschau.de/inland/abtreibungen-werbeverbot-koalition-101.html
        2. https://www.dw.com/en/angela-merkels-cdu-successor-annegret-kramp-karrenbauer/a-46622513
        3. https://www.sol.de/news/update/News-Update,229990/Kramp-Karrenbauer-Werbung-fuer-Abtreibung-soll-verboten-bleiben,229993
        4. https://www.dw.com/en/merkel-ally-annegret-kramp-karrenbauer-urges-new-era-in-german-politics/a-46196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