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페미사이드 현황과 특징
        등록일 2019-02-28

        페미사이드 현황과 특징

         

        김양숙 캐나다 토론토대학 사회학 박사과정

         

            • 사회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라는 용어는 역사상 최악의 여성 혐오 범죄로 기록되1989년 몬트리올 기술 대학(l'École Polytechnique de Montréal) 총격 사건을 계기로 집중 조명을 받게되었다. 당시 25 청년이었던 마크 르팽(Marc Lépine)강의실로 난입하여 학생들을 남과 여로 분리, 14명의 여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전부 페미니스트이고 나는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you’re all a bunch of feminists, and I hate feminists!)”라 외친 후 14명의 여학생 모두를 총살한 사건으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희생자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페미사이드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 언론은 페미사이드라는 용어를 광의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범죄를 지칭할 때 사용하고 있으나, 지난 20여 년간 학계에서 이 용어는 단순히 여성을 향한 혐오 범죄가 아닌 사회적, 법적, 보건 분야의 인권 문제가 얽힌 구조적인 젠더 불평등 문제가 살인이라는 극단적 형태로 표출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추세이다.
            • 2018년 정의와 책임을 위한 캐나다 페미사이드 감시단(The Canadian Femicide Observatory for Justice and Accountability)이 발표한 페미사이드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 #콜 잇 페미사이드(#CallItFemicide)는 지난 20여 년간 페미사이드의 추세 변화, 주요한 특징, 이를 타겟으로 한 정부 정책의 실효성 여부를 진단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캐나다에서 살인사건 피해자 중 여성이 29%를 차지하며, 관련 통계가 가용한 1975년부터 2015년까지 이 비율은 24%(2008)에서 38%(1981) 사이까지 유지되어 왔다. 전체 살인 사건에서 남성이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빈도가 더 높긴 하지만 여성이 남편이나 남자친구 등에 의해 살해되는 경우가 두드러지게 많아 가까운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라는 페미사이드적 특성이 뚜렷이 통계적으로 드러난다.
            • 2015년 남성 연인에게 살해된 여성은 인구 백만 명당 45건인 반면, 남성이 여성 연인에게 살해된 빈도는 인구 백만 명당 9건에 그쳤다. 1975년부터 2015년 사이 캐나다의 살인사건 수는 인구 백만 명당 40.1건에서 20.4건으로 40% 가량 감소했는데, 여성이 연인사이인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페미사이드의 경우 같은 기간 37% 감소에 그쳐, 남성이 부인이나 여자친구 등에 살해당하는 경우가 69%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경향을 보였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캐나다의 관련 정책이 가정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을 중점적으로 겨냥했음에도 정작 여성에 의한 남성 살인사건이 더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정책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 성별에 의해 살해당할 위험에 취약한 연령 또한 남녀가 상이하다. 여성의 경우, 11세 이하(인구 백만 명당 40.7)가 가장 위험하고, 그 다음이 25-29세 구간(인구 백만 명당 14.7), 18-24(백만 명당 14.7 ), 30-39(백만 명당 11.8) 로 나타난 반면, 남성이 희생되는 경우는 25-29(백만 명당 52.5 ) 구간이 가장 위험, 그 다음이 18-24(백만 명당 43)으로 나타나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당할 확률은 성인보다는 유소년에 더 높음이 드러났다.
            • 매니토바(Manitoba)주와 사스카츄완(Saskatchewan)주의 원주민 여성은 전체 여성 인구에 비해 살해·실종될 위험에 19배 더 노출되어 있으며, 같은 해 원주민 여성은 전체 인구의 약 5%만을 차지하지만 살해사건 피해자의 24%를 차지해, 원주민 여성에 대한 페미사이드는 단순히 이들이 여성이라서 살해당한다기 보다는 사회의 인종주의, 원주민 사회의 오랜 사회·경제적 주변화, 그리고 이들의 독특한 상황을 꾸준히 방관해온 캐나다 정부의 정책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하고 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