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정부, 여성교수 채용목표제 추진 계획 발표
        등록일 2019-01-31

        아일랜드 정부, 여성교수 채용목표제 추진 계획 발표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 11월 초, 여성교수(women-only professorial positions) 채용목표제 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기사에서는 교수 및 학계 고급인력(professorial positions 또는 senior academic positions)이라고 표현한 경우도 있으나, 본 원고에서는 행동계획 보고서 내 교수직(full professors)이라고 표기한 점을 고려하여 포괄적인 차원에서 “교수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함. 향후 3년간 아일랜드 내 대학에서 45명의 여성교수를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번 여성교수 채용목표제는 아일랜드 대학 내 교수 인력 비율에서의 성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수립된 것이다. 우선 2019년 9월까지 15개 교수직 채용을 이행하도록 하고, 2021년까지 45개 전부 채용 완료하는 것이 목표이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로 발생하는 약 4백 7십만 유로(한화 약 60억 원)의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 본 계획은 정부의 행동계획 보고서 "Gender Action Plan: Accelerating Gender Equality in Irish Higher Education Institutions 2018-2020”를 통해 발표되었는데, 본 보고서는 "2026년까지 아일랜드는 고등교육에서의 성평등을 실현하는 세계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담고 있다. 매리 미첼 오코노(Mary Mitchell O'Connor) 고등교육 장관(Minister for Higher Education)은 이번 행동계획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24년까지 아일랜드 고등교육기관 내 교수의 40%가 여성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 이번 행동계획 보고서는 아일랜드 고등교육청(Higher Education Authority, HEA) 통계에 따르면 아일랜드 내 대학 강사 중 여성이 50%를 차지하는 반면 교수로 임용된 여성은 2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아일랜드 대학에서 여성이 총장직을 역임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으며, 2013-2017년 기간 동안 교수직 내 여성 비율은 단 1-2% 남짓 개선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지적했다. 동시에 보고서는 현재 수준이라면 아일랜드 7개 대학 내 여성 교수 비율이 40%에 이르는 데만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모든 고등교육기관들이 단기, 중기, 및 장기 타깃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청(HEA) 내에 성평등추진센터(Centre for Excellence for Gender Equality)를 설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시하고 있다. 우수사례 공유, 고등교육기관 간 공동이니셔티브나 협력사업 추진 등과 같이 고등교육기관 내 양성평등 실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발표 이후, 리오 바라드카(Leo Varadkar) 총리는 이번 행동계획이 역사적인 조치라면서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바라드카 총리는 이번 적극적 개입으로 보다 어린 여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대학 내 여성 롤모델이 더 많아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계 내 고급인력 여성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즉 도미노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이러한 정부의 계획은 고등교육에서의 성 평등 실현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적극적 조치이자 개입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선 정부의 이번 계획에 대해 총 7개 대학으로 구성된 아일랜드대학협회(Irish Universities Association, IUA)는 환영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협회 소속 대학 모두 이번 행동계획 보고서의 제언에 공감하며 충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성교수 채용목표제 이행에 필요한 정부 재원을 마련하고 집행하는데 있어 법적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아일랜드 법에서는 젠더를 기반으로 차별을 두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여성에게만 교수직 임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를 위반한다는 해석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행동계획이 이제 막 발표된 만큼, 앞으로 아일랜드에서 실제 어떻게 이행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  참고자료
        1. Gender Equality Taskforce (2018), "Gender action plan: Accelerating gender equality in Irish higher education institutions,” https://www.education.ie/en/Publications/Policy-Reports/gender-action-plan-2018-2020.pdf (접속일자: 2018년 1월 21일)
        2. The Irish Times (2018), "Women-only professorial posts will work," 2018년 11월 15일자, https://www.irishtimes.com/opinion/women-only-professorial-posts-will-work-1.3697691 (접속일자: 2018년 1월 21일)
        3. University Observer (2018), "Irish Government to fund women-only university positions," 2018년 11월 21일자, https://universityobserver.ie/irish-government-to-fund-women-only-university-positions/ (접속일자: 2018년 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