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가 쏘아올린 작은공! 그리고 스웨덴의 큰 변화
        등록일 2019-01-31

        미투(#Metoo)가 쏘아올린 작은공! 그리고 스웨덴의 큰 변화

        홍희정 웁살라대학교 젠더연구센터 객원연구원

        • 스웨덴에서 미투 운동은 2017년 10월 유명 칼럼니스트와 인기 방송인의 성범죄 사실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알려지면서 촉발되었다. 처음에는 개인이 당한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정도였으나, 점차 확대되어 피해 사실의 공유를 넘어 각계각층 여성들의 사회적 연대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미투 가해자들은 응분의 처벌을 받게 되었을 뿐 아니라 관련 사회 제도까지도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 미투 운동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스웨덴 사회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성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이다. 그리고 정부는 기존의 성평등 정책을 개선하는 한편,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고, 각 기관 차원에서 성평등 조치 및 윤리 규정을 더욱 강화하였다.
        • 먼저 성범죄에 대한 인식 변화이다. 장기간 관련 연구를 수행했던 닌니 칼손(Ninni Carlsson)은 그간 스웨덴 사회에서 성희롱 문제는 매우 어려운 주제였으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보편적인 주제로 바뀌었음을 지적했다. 관련해 스웨덴 비영리단체 맨(Män) Män은 남성을 성평등 문제에 참여시키고, 남성 폭력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로, 2018년 10월 사회조사기관인 Kantar Sifo에 미투 이후 남성의 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의뢰했다.
        • 2018년 10월  ‘미투 이후 남성의 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성범죄에 대해 여성보다 남성의 책임이 크다’에 85% 이상, ‘미투 운동이 성평등 향상에 기여한다’에 79% 이상이 동의하였다. 하지만 성평등 문제에 참여하는 경우는 39%, 미투 이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 경우는 5%에 그쳤다. 이를 Män 회장인 알란 알리(Alan Ali)는 성범죄의 책임은 남성에게 있지만, 정작 자신은 성범죄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하면서, 그럼에도 사람들이 미투 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큰 사회적 변화라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진정한 성평등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참여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다음으로 정부 차원에서 성평등 정책 개선 및 새로운 제도 도입 현황은 단음과 같다. 먼저 직장 내 차별이나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했던 차별방지법을 개정했다. 2008년 도입된 차별방지법(Diskrimineringslag, 2008:567)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말이나 행동을 언급하고 있지만, 성희롱이나 성적 괴롭힘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어렵고, 신고자가 직접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하는 입증 책임의 문제가 있었다. 이후 2017년 개정법에는 성희롱이나 성적 괴롭힘에 대한 용어를 명확히 규정하고, 아울러 직장 내 차별이나 성희롱 발생 시 고용주가 적극적으로 조치해야하는 등 고용주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또한 사건 처리의 전 과정(후속조치 포함)을 문서화하고, 성희롱이나 성적 괴롭힘을 신고한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내부고발자법도 강화했다. 한편 성범죄로 인한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경찰 인력 증원 및 전문가 영입 예산을 증액했다. 이 외 초·중·고등학교 전 교과 과정에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하도록 하였고, 성폭력 관련 수업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였다. 2018년에는 동의 없이 이루어진 모든 성 관계를 처벌할 수 있는 성적동의법(Sexual Consent Law)을 도입하였고, 성평등 정책을 전담하는 양성평등청(Swedish Gender Equality Agency)을 신설하였다.
        • 마지막으로 각 기관 차원에서의 성평등 조치 및 윤리 규정 강화 사항이다. 그 동안 스웨덴 언론사들은 인권 보호 차원에서 가해자 신상을 제한적으로 공개하였지만, 미투 운동 이후 일부 언론사는 필요 시 가해자 정보를 공개하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미투와 관련한 내용을 교과과정에 추가해 학생들은 일주일에 2시간씩 관련 내용을 전문가로부터 배우고, 토론하고, 상담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민간 기업은 성희롱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성희롱 및 미투 관련 홍보책자나 페미니즘 관련 서적을 휴게실에 배치하여 직원들이 수시로 참고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스웨덴 최대 규모의 문화 역사박물관인 노르딕 박물관(Nordic Museum)은 미투 운동이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관련 자료를 반드시 수집하여 남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관련 디지털 아카이브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 참고자료
        1. https://mfj.se/
        2. https://www.thelocal.se/20171124/what-does-the-metoo-campaign-tell-us-about-swedish-feminism
        3. https://www.thelocal.se/20181125/swedish-school-puts-metoo-on-the-curriculum
        4. https://www.thelocal.se/20181210/one-year-on-what-did-metoo-achieve-in-sweden
        5. Sifo (2018.10), Ett år #Eftermetoo (en sifo-undersökning om Mäns attityder till #metoo-upproren)
        6. Diskrimineringslag, 2008: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