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생리 기간 여성 수감자에게 생리대 지급 의무화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영국 정부가 구치소에 수감된 여성이 생리 기간일 때 무료로 생리대를 지급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생리 중인 여성 수감자에게 경찰이 생리용품을 제공하지 않거나 화장실 사용을 제한하는 일이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인권 단체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영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 영국 내무성은 4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치소에 있는 여성들이 생리 기간에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무성이 추진 중인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경찰이 여성 수감자에게 생리용품이 필요한지 먼저 물은 뒤 수감자가 요청할 경우 생리대나 탐폰 등을 무료로 지급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 수감자가 생리를 비롯해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요구를 할 땐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여성 교도관에게 따로 상담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꿀 예정이다. 이외에도 개정안에는 생리 기간 여성들의 화장실과 세면대를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 내무성이 법 개정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인권 단체의 강력한 비난에 직면하면서다. 교정시설 수감자의 인권 침해 감시 단체인 'The Independent Custody Visiting Association(ICVA)'는 지난해 1월, 영국 여성평등부 장관 앞으로 여성 수감자의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냈다. ICVA는 내무성과 자치경찰위원장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교정 시설에 예고 없이 방문해 수감자들의 인권 침해 사항을 점검한다. ICVA 조사 결과, 교정시설에 수감된 여성이 생리 기간 생리용품을 사용하지 못해 수치심을 경험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ICVA는 서한에서 "여성 수감자들은 여성 교도관의 도움 부재로 월경 중일 때 생리용품 사용은 물론 제대로 씻고 옷을 갈아입을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생리 중인데도 경찰이 보안상의 이유로 속옷은 물론 생리대를 지급하지 않아 종이 수의만 입고 버티는 여성들도 있었으며, 교정시설 안에 화장실은 물론 세면대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어 생리 기간 여성들의 위생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생리 기간 여성을 배려하지 않는 교정시설의 열악한 처우가 유럽인권협약 8조에 사생활 및 가족생활 보호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내무성의 법안 개정 움직임에 대해 케이트 캠팬 ICVA 대표는 "앞으로 여성 수감자들이 생리 기간 편하게 화장실을 이용하고 생리용품을 제공받아 교정시설에서 존엄성이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참고자료>
■ GOV. UK (2019) “Dignity of women in custody ensured by planned law change”, 2019년 4월 24일자
■ https://www.gov.uk/government/news/dignity-of-women-in-custody-ensured-by-planned-law-change<접속 일자: 2019년 4월 30일>
■ The Guardian (2018) “Ignoring women’s needs in custody breaches their rights, says watchdog”, 2018년 1월 4일자 https://www.theguardian.com/law/2018/jan/04/ignoring-womens-needs-in-custody-breaches-their-rights-says-watchdog<접속 일자: 2019년 4월 30일>
■ Reuters (2019) “UK to provide all female prisoners with free sanitary products”, 2019년 4월 25일자
■ https://www.reuters.com/article/us-britain-prison-women/uk-to-provide-all-female-prisoners-with-free-sanitary-products-idUSKCN1S025A<접속 일자: 2019년 4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