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안보협력기구, 남동부 유럽 8개국 여성의 폭력 경험 조사 결과 발표
        등록일 2019-03-29


        유럽안보협력기구, 남동부 유럽 8개국 여성의 폭력 경험 조사 결과 발표


        채혜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독일 통신원


        유럽??안보협력기구(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이하 OSCE)가 남동부 유럽의 8개국 내 여성 폭력에 관한 대규모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유럽 지역에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성적, 신체적 및 심리적 폭력 실태에 관한 데이터 수집을 목적으로, 18세에서 74세 사이 약 1만 5천 명 여성이 조사 대상이다. 조사 대상 국가는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코소보다.
        조사 결과는 처참했다. 8개국 여성에게 15세 때부터 겪은 폭력과 학대 경험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 여성의 70%가 15세 이후로 폭력을 경험했고, 31%는 지난 12개월 이내에 발생한 폭력이었다. 이어 응답 여성의 23%는 가까운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18%는 파트너가 아닌 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했다. 여성에 대해 가장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폭력 형태는 ‘심리적 폭력’으로 여성의 60%가 파트너로부터 심리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제적으로 더 가난하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일수록 더 폭력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파트너가 아닌 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조사 대상 국가가 여성과 폭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규범과 태도에 대해서도 양적 및 질적 측면에서 조사했다. 그 결과 10명 중 6명에 가까운 여성이 여성 폭력을 ‘매우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여성이 정부를 불신하거나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잘 알지 못해 폭력 경험을 보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동부 유럽에서는 여성 복종에 대한 잘못된 신념과 여성 및 소녀에 대한 폭력을 둘러싼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DW)’ 보도에 따르면, 토마스 그리밍거 OSCE 사무총장과 마라 마리나키 EU 젠더 고문은 “이번 연구는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궁극적으로 구체적인 정책 목표인 ‘여성에 대한 폭력 감소’, ‘생존자에 대한 정책 서비스 향상’, ‘여성과 소녀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 강화’를 달성하기 위해 조사 결과를 참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UN)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의 1/3이 성폭력이나 신체 폭력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소녀 10명 중 한 명은 강간이나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의 경우, 가정 폭력이 이주민 가정을 포함해 독일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 지난해 경찰 자료에 따르면 약 14만 명의 가정 폭력 피해자 중 82%가 여성이었으며, 총 147명이 가정 폭력 피해로 인해 사망했다. 이와 함께 폭력적인 남편이나 파트너 또는 전 파트너로 인해 약 3일에 한 명 꼴로 여성들이 살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고자료>
        Deutsche Welle (2019.3.6.), “Violence against women rife in eastern Europe, says OSCE study”, https://www.dw.com/en/violence-against-women-rife-in-eastern-europe-says-osce-study/a-47793500 (검색일 : 2019.3.21.)
        Deutsche Welle (2018.11.25.), “Protesters mark UN International Day for Elimina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 https://www.dw.com/en/protesters-mark-un-international-day-for-elimination-of-violence-against-women/a-46447985 (검색일 : 2019.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