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시간 측정 및 행동평가 기준의 젠더불평등성 개선방안
        구분 기본 분야 가족
        담당자 김영란 연구자 김영란/선보영/김필숙
        연구기간 2018-01-01 ~ 2018-12-31 발행일 2019-01-11
        첨부파일 (보이스아이)가사노동시간 측정 및 행동 기준의 젠더불평등성 개선방안.pdf ( 121.63 MB )
        Ⅰ. 서론 1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3
        가. 연구의 배경 3
        나. 연구 목적 6
        2. 연구 내용 및 방법 7
        가. 연구 내용 7
        나. 연구 방법 8
        3. 연구의 한계점 및 의의 9

        Ⅱ. 가사노동 성불평등성 실태와 측정도구의 한계점 11
        1. 가사노동 수행의 성불평등 실태 13
        가. 자료 및 방법 15
        나. 부인과 남편의 가사노동 불평등 실태 19
        다. 부인과 남편의 가사노동시간 분담률 24
        2. 현행 가사노동시간 측정도구와 한계점 35
        3. 가사노동의 범주에 대한 검토 38
        4. 요약 및 소결 40

        Ⅲ. 가사노동 측정도구 재구성을 위한 초점집단인터뷰(FGI) 결과 분석 43
        1. 초점집단인터뷰(FGI) 개요 45
        2. 초점집단인터뷰(FGI)를 통해 본 가사노동의 개념과 범주  48
        가.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확장되는 가사(노동) 48
        나. 가사노동의 속성  49
        다. 가사노동 측정 항목의 재구성 55
        3. 초점집단인터뷰(FGI)를 통해 본 가사노동 분담 실태 61
        가. 가사분담 기준과 형태 61
        나. 이상적 가사분담의 형태와 조건 66
        4. 소결 73

        Ⅳ. 재구성한 가사노동 측정도구에 따른 가사노동 수행 실태 분석 75
        1. 조사 개요 77
        가. 조사 목적 및 조사대상 77
        나. 조사내용 77
        다. 표본설계 83
        라. 조사 방법 및 진행 경과 88
        마. 응답자 특성 90
        2. 가사노동의 범주와 이미지에 대한 인식 92
        가. 가사노동의 범주 92
        나. 가사노동의 이미지 94
        3. 가사노동 수행의 젠더불평등성 98
        가. 성별 수행 주체에 대한 주관적 인식 비교 99
        나. 성별 수행 여부 비교 102
        다. 성별 수행 시간량 비교 113
        라. 가사노동 수행 즐거움의 성별 차이 122
        4. 가사 분담의 공평성 인식 및 필요 조건에 대한 의견 128
        가. 가사분담의 공평성 인식 및 사유  128
        나. 공평한 가사 분담을 위한 필요 조건에 대한 의견   131
        5. 요약 및 소결 134

        Ⅴ. 결론 및 정책 제언 139
        1. 요약 및 함의 141
        2. 정책 제언 146

        참고문헌 153

        부 록 157

        Abstract 175
        1. 서론
        가. 연구 배경 및 목적
        가사노동의 젠더 불평등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실상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족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생활 전반에 대한 기획과 가족관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정서적 활동까지 가사의 범주로 넣을 경우 실제 가사노동의 젠더 불평등성은 더욱 격차가 커질 것이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 가사노동 시간 측정도구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측정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첫째, 가사노동 시간은 행동을 하는데 투입한 시간에 근거하여 산출해 왔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필요한 활동 중 기획 관련 노동은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아 현재의 측정 방식으로는 측정이 어렵거나 과소 반영되었다. 둘째, 가사노동의 질적인 측면이 측정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사노동이 압축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숙련도가 높아 효율적으로 수행되면 시간이 적게 투입되는데 이러한 가사노동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 셋째, 가사노동에는 매일 수행되는 정기적인 노동 이외에 월별, 분기별, 연간 등 장기적인 주기적 활동과 비정기적인 활동이 있는데 하루를 단위로 조사하는 현행 생활시간조사 방식으로는 장기 주기 활동이나 비정기적인 활동을 측정하지 못한다. 넷째, 다수의 동시행동이 이루어질 경우 반영되지 않는 행동이 있다. 또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는 숨은 가사노동은 측정하기 어렵다. 종합하면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경우의 가사노동 수행 시간은 현행 측정도구로는 실제 가사노동 수행 시간보다 과소 측정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의 측정도구에 성불평등성 문제는 거의 간과되어 왔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영역의 노동, 노동의 질, 동시행동, 장기 주기 또는 비정기적 가사노동은 조사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가사노동과 성불평등성 문제는 남성과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 양의 격차에 주목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는 현행 가사노동시간 측정의 적실성을 평가하고 실제 수행되는 가사노동을 드러내 줄 측정 방식과 행동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나. 연구 목적
        본 연구는 가사노동 측정에서의 성불평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하여 첫째, 현행 가사노동시간 측정도구가 여성의 가사노동의 실상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밝히고, 가사노동시간 측정 도구를 재구성하였다. 구체적으로 가사노동 측정 도구의 행동 기준을 검토하여 그동안 측정되지 않았던 행동 기준을 밝혀내고, 실제 수행하는 가사노동을 최대한 반영하는 측정 방식을 제안하였다. 둘째, 이렇게 재구성된 가사노동시간 측정도구를 기반으로 가사노동 수행 실태를 조사하고 성별 수행 시간량 차이를 분석하였다. 셋째, 가사노동의 성불평등 구조의 한 축으로서 남성의 가사노동 수행 제고 및 공평한 가사분담이 요구됨에 따라 공평한 가사분담을 위한 기준과 조건을 알아보았다. 넷째, 연구결과를 토대로 가사노동 측정도구 및 행동 기준을 새롭게 제안하고 공평한 가사분담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하였다. 

        다. 연구 내용 및 방법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행 가사노동 측정도구를 기반으로 가사노동의 성불평등 실태를 알아보았다. 사용한 자료는 생활시간조사이다. 
        둘째, 현행 가사노동 측정도구를 검토하고 한계점을 정리하였다. 또한 가사노동의 범주를 확대하고 측정도구를 재구성하고자 선행연구의 가사노동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고 정리하였다. 
        셋째, 가사노동 측정도구의 행동기준을 새롭게 재구성하기 위하여 실제 가족생활에서 수행되는 가사노동의 정의와 속성을 알아보았다. 일반인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FGI)를 시행하여 이들이 생각하는 가사노동의 정의와 포괄되는 범주를 파악하였다. 
        넷째, 가사노동 측정을 위한 행동기준 재구성 안을 도출하였다. 기존의 가사노동을 더욱 세분하여 분류함으로써 여성의 실제 가사활동 내용이 더욱 잘 드러나도록 하였다. 또한 가사노동의 개념을 확장하여 기획 노동, 가족관계적 노동 등 가족생활 유지를 위한 활동까지 포괄하여 재구성하였다. 
        다섯째, 위에서 재구성한 가사노동시간 측정을 위한 행동기준을 기반으로 가사노동 수행 실태를 조사하였다. 재구성된 가사노동 측정기준에 따라 성별 수행 여부 및 수행 시간량 차이를 분석하였다. 
        여섯째, 가사노동 분담 기준 및 형태, 공평하다고 인지하는 조건 등을 일반인 대상 초점집단인터뷰(FGI)와 실태조사를 통해 분석하였다.
        일곱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사노동 측정도구 및 행동기준의 젠더 불평등성 개선 안과 평등한 가사분담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안하였다.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헌 연구이다. 본 연구와 관련된 선행 연구 동향을 정리하고, 초점집단인터뷰(FGI) 조사 설계, 설문조사 기획 및 조사표 개발, 결과 분석, 정책과제 개발 등에 활용하였다. 
        둘째, 2차 자료 분석이다. 생활시간조사 데이터를 분석하여 가사노동의 성불평등 실태를 파악하였다. 
        셋째, 초점집단인터뷰(FGI)를 실시하였다. 인터뷰는 성별, 혼인 상태, 자녀 유무 및 연령, 맞벌이 여부 등 특성이 다양한 일반인 32명을 대상으로 각각 8명씩 4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주요 조사내용은 가사노동의 정의와 속성, 가사노동의 세부항목, 가사분담의 기준과 형태, 공평한 분담의 내용 및 조건 등이다. 
        넷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의 목적은 새롭게 구성한 가사노동 측정도구를 활용하여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과 수행 실태의 젠더 불평등성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가사노동 항목은 7개 영역 64개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가사노동 수행 실태는 수행 여부, 수행 주기, 수행 시간 량으로 세분하여 측정하였다. 조사대상자는 40대 이하의 기혼남녀 1,200명이다. 조사방법은 전문조사기관의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조사 방법을 사용하였다. 
        다섯째, 전문가 자문회의와 정책워크숍을 하였다. 

        이상의 연구 내용과 연구 방법에 따라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하였다. 

        <그림 1> 연구흐름도

        2. 가사노동 성불평등 실태와 현행 측정도구의 한계점
        가. 생활시간조사에 기초한 가사노동 성불평등 실태
        첫째, 가사노동 시간 사용 모든 영역에서 부인과 남편의 불평등한 시간사용은 여전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정관리시간, 자녀 돌봄 시간, 이동 시간 영역 모두에서 동일하다. 먼저, 전체 가사노동시간은 부인은 201.1분, 남편은 30.8분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성별 차이는 가사노동 세부 항목 중 차량 관리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사는 10세 미만 자녀 돌봄 시간을 살펴보면 부인은 87.6분, 남편은 23.8분으로 나타났다. 돌봄 관련 이동 시간은 남편 29.7분, 아내 35.3분으로 아내가 더 많았다. 이상에서 가정관리 시간, 자녀 돌봄 시간, 돌봄 관련 이동 시간을 모두 합산한 가사노동시간은 아내는 하루 324분, 남편은 하루 84.3분이다. 아내의 가사노동시간이 남편의 3.8배이다. 
        둘째, 부인과 남편의 가사노동시간 분담률을 알아보고자 취업형태, 임금근로자의 취업형태, 미취학 자녀 수, 가구 소득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전체 가사노동시간 분담률이 부인은 87.9%인 반면, 남편은 12.1%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성별 불평등은 취업형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즉, 부인과 남편 모두 맞벌이 임에도 불구하고 부인의 분담률이 86.0%이다. 이러한 수치는 남편 외벌이, 아내 외벌이, 둘 다 미취업 경우에도 유사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부인과 남편 모두 임금근로자인 경우에도 부인의 분담률이 더 높았다. 
        셋째, 미취학 자녀의 돌봄 시간에 대한 부부의 분담률을 보면 부인 79.1%, 남편 20.9%로 부인이 남편보다 자녀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불평등한 분담은 취업형태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남편과 부인 모두 맞벌이, 남편 외벌이, 남편과 부인 모두 미취업인 경우 모두 남편의 분담률이 부인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단, 아내가 외벌이인 경우에는 남편의 자녀 돌봄 분담률이 아내보다 다소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부인은 취업과 무관하게 자녀 돌봄을 대부분 분담하고 있으며 남편은 일하지 않는 경우에만 자녀 돌봄을 부인과 거의 유사한 비율로 분담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돌봄 관련 이동 시간 분담률에서도 남편보다 부인의 분담률이 더 높았다. 이는 이동 시간인 경우에도 돌봄 관련 이동은 주요 여성이 일차적으로 책임을 지는 영역임을 의미한다. 
        이상의 분석결과를 통해 가사노동과 가족 돌봄 관련 시간 사용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더욱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동일 가구 내 분담률에서도 여성이 더 많이 분담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취업형태나 임금근로자의 취업유형별 분석에서 여성의 취업과 무관하게 동일한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과거와 달리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과 가족 돌봄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 불평등 구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결과이다. 

        나. 현행 가사노동 측정도구의 한계점
        현행 가사노동시간을 측정하는 조사는 대표적으로 생활시간조사와 가족실태조사가 있다. 생활시간조사는 가사노동을 가정관리와 가족 및 가구원돌보기로 나누어 조사한다. 세부 행동 항목은 가정관리 8개 항목 28개 세세항목, 가족 및 가구원돌보기 7개 항목 19개 세세항목으로 총 47개이다. 측정은 하루 24시간, 총 3일간 해당 행동을 한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10분단위로 수행한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다. 동시행동은 3개까지 기록할 수 있다. 가족실태조사는 가정관리의 경우 8개 항목의 수행 횟수와 소요 시간을 조사하고, 자녀 돌봄의 경우 남편과의 분담을 명목변수로 조사한다. 
        그러나 가사노동시간 측정도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이 있으므로 가사노동 시간 측정 및 행동 기준을 마련할 때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 생활시간조사의 경우 가사노동 시간은 실제 행동에 투입된 시간 방식으로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필요한 활동 중 기획 관련 노동은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는 노동으로 현재의 측정 방식으로는 측정하기가 어렵거나 과소 반영될 수 있다. 
        둘째, 가사노동의 질적인 측면이 측정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사노동이 압축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숙련도가 높아 효율적으로 수행하면 시간이 적게 투입되는데 이러한 가사노동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 대체로 남성보다 여성이 가사노동에서 숙련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성의 10분과 여성의 10분은 노동의 질이 다를 것이다. 특히 시간 제약을 느끼는 맞벌이 여성은 압축적 노동을 하게 된다.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사전에 기획하여 빠르게 일을 처리하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은 측정되지 않는다. 
        셋째, 가사노동은 매일 수행되는 정기적인 노동 이외에 월별, 분기별, 연간 등 장기적인 주기적 활동과 비정기적인 활동이 있다. 그러나 하루를 단위로 조사하는 현행 생활시간조사 방식이나, 1주당 가사노동을 조사하는 가족실태조사 방식으로는 장기적 주기로 반복되는 가사노동이나 비정기적인 가사노동을 측정하지 못한다. 
        넷째, 생활시간조사에서 동시행동을 조사하고는 있으나, 가사노동은 행동이 아닌 경우, 인식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숨은 노동이 많다. 이러한 부분은 생활시간조사에서는 잡히기 어려워 실제 가사노동 투여 시간보다 과소 측정될 수 있다. 또 동시행동은 2개 정도까지 조사되는 것도 문제이다. 여성들의 동시행동은 2개 이상일 경우가 많으며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워킹맘들은 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정도구의 한계점을 보완하려면 가사노동의 범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가사노동을 정의한 선행연구를 검토한 결과 가사노동은 가족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모든 활동을 포함하는 것으로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가사노동에 포괄되는 세부 구성 요소가 개인에 따라, 각 가족의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가사노동의 개념과 범주를 실제 생활을 반영하여 구성할 필요가 있다. 즉 실제 가족생활 실태를 바탕으로 가사노동의 범주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3. 가사노동 측정도구 재구성을 위한 초점집단인터뷰 결과 분석
        초점집단인터뷰에서 가사노동은 ‘가족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모든 일’로 일상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상당한 시간 투입이 요구되며,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행위’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이루어지기까지 수반되는 ‘기획 활동’을 포함하는 개념이었다. 또한 가사노동은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의무적 활동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일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가사노동의 속성은 동일한 행동이라도 개인 및 상황에 따라 가사노동 포함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였으며, 가족 구성원에 대한 돌봄, 생일, 제사, 명절 등 경조사, 가족 모임 등 가족 관계적 활동이나 가족 구성원 간 감정노동까지도 ‘가사노동’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등 개인과 가족, 상황에 따라 상당한 확장성을 갖는 개념으로 파악되었다. 
        둘째, 이처럼 정해진 범주와 내용에 국한되지 않는 가사노동의 수행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활동에 대한 수행 주체, 시간투입량 중심의 기존 분류 및 측정방식의 재구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가사노동에 포함 가능하지만 분리되어 측정되고 있는 활동들이나 실제 가사노동 수행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 활동들의 재검토는 물론 기존 체계에서 포착되지 못하는 가족 내에서 수행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장기 및 부정기적 활동, 비가시적 기획 활동, 가족 관계적 활동 등)을 반영한 새로운 분류 체계 및 측정방식에 관한 검토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인터뷰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사분담은 각자가 수행하는 일의 가짓수나 시간의 공평성뿐만 아니라 일의 비중이나 강도, 정신적 측면의 수고, 가사에 참여하는 상대의 태도와 자세 등 관계·정서적 측면, 상황과 여건에 따른 조정 가능성까지도 고려되어 결정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가사노동 분류 및 측정 체계 개선 시 새로운 가사노동의 범주와 수행 방식에 대한 검토와 함께 ‘어떠한 상황을 성평등한 가사분담으로 볼 것인가’와 같은 질적 측면 역시 고려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넷째, 특기나 선호 등 개별성향이 고려되면서 성별 분업이 느슨해지거나 상황 및 조건에 따라 수시로 조정되는 유형도 존재하였으나 여전히 가사분담은 공고한 성별 분업을 토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가사노동의 새로운 범주로 도출된 기획 활동이나 가족 관계적 활동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었다. 이는 가사노동의 성불평등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사노동의 분류 및 측정 체계의 개선을 통한 면밀한 실태 파악과 더불어 공고한 성별 분업 구조를 전환하는 다양한 정책적 개입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초점집단 인터뷰에서는 가사 관련 상품, 서비스를 활용한 가사 부담의 최소화, 가사노동의 가치와 참여에 관한 사회전반적인 인식 변화 및 가사분담을 여성 혹은 남성의 문제가 아닌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나누어야 할 문제로 환기, 전환시키는 정책적 개입, 핵심적인 가사 수행 주체로서 남성의 주체성 회복과 역량 강화를 돕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 다양한 방안들이 검토되었다.

        4. 재구성한 가사노동 측정도구에 따른 가사노동 수행 실태 분석
        가. 재구성한 가사노동 항목
        가사노동 항목은 7개 영역, 총 64개이다. 7개 영역은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 가계운영, 가족교류 및 행사, 자녀 관련 활동, 가족 돌봄이다. 영역별로 기획노동과 실행노동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획노동은 21개, 실행노동은 43개이다.
         
        나. 가사노동의 범주와 이미지
        가사노동의 수행 장소, 가사노동의 성격(기획과 수행, 가족유지 활동과 관계적 노동 및 돌봄 노동 등)에 따라 가사노동의 범주를 구성하고 각각이 가사노동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하였다. 구성한 내용은 (1) 같이 사는 가족과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 관련된 일, (2) 의식주를 위해 미리 계획하는 일련의 활동(식단정하기, 물건 구매계획, 집수리 계획 등), (3) 가정을 관리하고 경영하고 기획하는 일(가계재무설계, 자녀교육계획 등), (4) 우리 집이 아닌 부모님, 친인척 등의 집에서 하는 일(명절, 제사준비, 청소 등), (5) 자녀를 신체적으로 돌보는 일, (6) 자녀 교육 및 각종 문화, 체험활동과 관련된 일, (7) 내 부모를 신체적으로 돌보는 일, (8) 배우자 부모를 신체적으로 돌보는 일, (9) 내 부모 및 친인척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안부전화, 모임 등) (10) 배우자 부모 및 친인척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안부전화, 모임 등)의 10개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0%이상이 10개 중 8개 항목이 가사노동에 해당한다고 응답하였다. 가사노동에 해당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항목은 남녀 모두 “같이 사는 가족과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 관련된 일”(89.4%)이다. 두 번째는 “우리 집이 아닌 부모님, 친인척 등의 집에서 하는 일(명절, 제사준비, 청소 등)”(88.4%)이며, 다음은 “의식주를 위해 미리 계획하는 일련의 활동(식단 정하기, 물건 구매 계획, 집수리 계획 등)(81.1%)”, “자녀를 신체적으로 돌보는 일(79.9%)”의 순이다. 성별로 차이를 보이는 항목은 “의식주를 위해 미리 계획하는 일련의 활동(여성 84.0%, 남성 77.9%)”, “가정을 관리하고 경영하고 기획하는 일(여성 78.1%, 남성 69.8%)”, “우리 집이 아닌 부모님, 친인척 등의 집에서 하는 일(여성 90.8%, 남성 85.3%)” 등이다. 
        그리고 가사노동의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하여 동의정도가 높았고 긍정적 이미지에 대해서는 동의 정도가 낮았다. 특히 가사노동의 가치에 대하여 무가치한 일이라는데 대해 여성은 43.5%가 동의한 반면 남성은 30.0%가 동의하여 가사노동의 가치에 대하여 남성의 평가가 더 높았다. 즉 남성은 여성보다 가사노동을 긍정적이며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 가사노동 수행 실태-성별 비교
        가사노동 수행의 젠더 불평등성 실태를 살펴보았다. 젠더 불평등성은 ‘남성과 여성 중 누가 가사노동을 하는가’, ‘남성과 여성 중 누가 가사노동을 더 많이 하는가’, ‘남성과 여성 중 누가 가사노동에 더 부담을 느끼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였다. 

        1) 가사노동 수행 비율 
        가) 수행 비율 성별 차이
        가사노동 64개 항목 각각의 수행 여부를 조사하고 성별로 수행하는 비율의 격차를 분석하였다. 먼저 수행한다고 응답한 비율을 비교하면 여성은 대부분의 항목에서 수행하는 비율이 매우 높고 50% 미만인 항목은 차량 관리, 차량관련서비스 단 2개이다. 반면 남성은 일부 특정 항목에서만 아주 높게 나타난다. 수행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0%이상인 항목만 보면 여성은 44개, 남성은 단 6개이다. 
        64개 항목 중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수행하는 비율이 높은 항목은 자녀관련 활동과 의생활은 모든 항목에서, 식생활은 8개 중 7개, 가족 돌봄은 6개 중 5개, 가계 운영은 10개 중 8개이다. 주생활은 15개 중 9개로 남성 수행 비율이 높은 항목이 가장 많은 영역이다. 구체적으로 남성 수행 비율이 높은 항목은 주택관리 부분, 쓰레기 처리 관련, 차량 관리 등으로 주생활 영역이며, 가족 돌봄 영역에서는 집밖 외출 동행이나 운전이었다. 반면 여성 수행 비율이 높은 영역은 식사 및 자녀 관련이 가장 많은데 가사노동 세부 항목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로 간주되어온 항목들이다. 이를 보면 가사노동 세부항목 중에서도 남성과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성역할 분업구조가 여전히 지배적임을 확인 할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수행하는 비율이 높고 성별 격차가 가장 큰 항목은 “자녀 학교 및 학원 상담”(여성 96.7%, 남성 39.5%)으로 성별 격차는 57.2%p이다. “학부모 모임 참여”(여성 92.4%, 남성 35.3%)도 성별 격차가 57.1%p로 학교 및 학원 상담 항목과 거의 유사한 차이를 보인다. 다음은 “학원, 학습지, 과외 등 자녀교육관련 정보 수집”(여성 96.4%, 남성 43.7%, 격차 52.7%p)이다. 주로 자녀교육 관련 활동에서 성별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40%p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항목은 “김장, 저장 식품 등 비일상적 음식 만들기”(48.8%p), “장보기 계획 및 구매리스트 작성”(48.7%p), “식사 준비 및 만들기”(48.2%p), “간식 준비 및 만들기”(46.9%p), “유치원 및 어린이집 관련 활동 및 행사 참여”(46.7%p), “식단 등 전반적인 식사 방식 결정”(46.0%p), “자녀 학교 관련 활동 및 행사 참여”(44.1%p), “자녀 숙제 지도 및 공부 봐주기”(42.9%p), “전반적인 자녀 교육방식 정하기”(41.6%p), “의류구매 계획 짜기”(41.0%p), “자녀 교육 및 돌봄 비용 입금 등 관리”(40.3%p) 등이다. 이는 주로 식생활 영역, 자녀 관련 활동 영역, 의생활 영역 일부에 해당한다. 
        남성과 여성의 격차가 크고 남성이 수행하는 비율이 높은 항목은 “차량관리하기”(-53.2%p), “차량 서비스 받기”(-52.8%p), “주거관리(형광등 교체 등 집 관련 직접 관리)”(-37.7%p) 등이다. 

        나) 수행주기에 따른 성별 차이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항목 중에서 매일, 매주 정기적으로 하는 비율이 50%이상인 항목의 성별 격차를 비교해 보았다. 매일과 매주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비율이 50%이상인 항목은 모두 21개이다. 의생활에서 세탁과 정리정돈, 식생활에서 식단 등 식사방식을 결정하고 장보기 계획을 세우는 것, 식사 및 간식을 준비하고 만드는 것, 설거지 및 식후 정리정돈, 식재료 정리정돈 등이다. 주생활에서는 청소횟수나 청소방식 정하기, 일상적 청소, 화장실 청소, 쓰레기와 재활용품 버리기가 매일 또는 매주 하는 비율이 높았다. 가계 운영 영역에서는 애완동물과 식물 돌보기, 상품 매장 쇼핑, 온라인 쇼핑 등이며, 자녀 관련 활동 영역에서는 등하원 및 등하교 동행 및 운전, 자녀 숙제지도, 자녀 책읽어주기·놀아주기, 자녀 신체적 돌봄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항목의 성별 격차를 보면 쓰레기 버리기와 재활용품 버리기를 제외하고 19개 항목에서 여성이 수행하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식생활 영역에서는 설거지 및 식후 정리정돈을 제외하고는 남성과의 수행 비율 격차가 40%p에 가깝거나 40%p이상이었다. 매일 또는 매주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비율이 높은 이들 항목의 성별 격차 평균값을 보면 27.4%p이다. 한편 비정기적으로 수행하는 비율이 50%이상인 항목의 경우 성별 격차는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를 보면 여성은 정기적이고 빈번하게 해야만 하는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비율이 높고, 비정기적인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비율은 남성과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은 정기적인 가사노동을 대부분 전담하면서 비정기적인 가사노동까지도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사노동 수행 여부를 측정할 때 해당 가사노동 항목의 수행주기까지 고려해야 남성과 여성의 가사노동 수행의 젠더불평등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2) 수행 시간량 성별 비교
        가) 수행주기별 수행 시간량 
        성별 수행 시간량을 살펴보면 여성이 절대적으로 수행 시간 총량이 많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에 배분하고 있음은 기존의 측정도구인 통계청 생활시간조사에서도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관계적 노동이나 기획노동 등을 포함하여 분석한 결과 여성의 수행 시간량은 남성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1개월 이내 단기주기로 수행하는 가사 항목은 7개 영역에서 모두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식생활 영역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 4배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으며 자녀 관련 활동도 남성보다 약 1.5배 더 많다. 즉 단기간 내에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가사항목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수행 횟수도 많고 수행 시간량도 더 많았다. 
        장기주기인 연간 단위로 수행하는 가사항목에서는 7개 영역 중 5개 영역에서 여성의 수행 시간이 남성보다 더 많다. 남성이 여성보다 수행 시간이 많은 항목은 가계 운영과 가족 돌봄이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시간량 차이는 가계 운영 항목 연간 42분, 가족 돌봄 항목은 연간 3.6분으로 매우 작았다. 앞서 살펴본 수행주기가 단기인, 즉 빈번하게 수행하면서 정기적으로 하는 가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많은 시간을 사용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단기주기의 정기적 활동(월간), 장기주기의 정기적 활동(연간), 비정기적 활동의 수행 시간 총량을 보면 여성은 1개월마다 약 301시간, 남성은 약 99시간을 가사노동에 사용한다. 연간 단위 가사노동에 여성은 약 24시간, 남성은 약 14시간 42분을 사용하고, 비정기적 가사활동에 여성은 약 31시간, 남성은 약 16시간 25분을 할애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여성의 가사노동 수행 시간량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가사노동 수행 시간 총량을 대략 1일로 환산하면 월 단위 활동만 고려하여도 여성은 약 10시간, 남성은 약 3시간 내외가 된다. 이러한 결과는 Time Diary 방식이 아니라 항목별 수행 주기, 수행 횟수 및 1회당 소요시간을 조사하여 수행 시간량을 산출하였기 때문이다. 이때 수행하는 시간량은 동시에 수행되는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기획노동은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실행노동과 시간상으로는 겹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동시에 여러 개의 가사를 할 경우, 예를 들어 세탁기를 돌리면서 식사를 준비하고, 자녀를 돌볼 때에는 동시 행동이지만 다른 항목을 수행한 시간으로 측정하게 된다. 

        나) 기획노동과 실행노동 수행 시간량
        수행 시간량을 기획노동과 실행노동이라는 가사노동의 성격에 따라 구분하여 보았을 때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큰 것은 단기 정기적(월간단위)으로 수행하는 경우였다. 월간단위로 수행하는 기획노동 수행 시간량을 보면 여성은 41시간 22분, 남성은 11시간 7분이며, 실행노동은 여성이 258시간 24분, 남성이 87시간 6분이었다. 단기 정기적(월간단위) 가사노동에서 기획노동은 약 4배, 실행노동은 약 2배 정도 길었다. 그러나 연간 단위 정기적 가사노동에서 여성의 수행 시간량은 기획노동에서 남성의 1.7배, 실행노동에서 1.5배로 나타났다. 또 비정기적 가사노동에 대한 여성의 수행 시간량은 기획노동과 실행노동 모두 남성의 1.9배이다. 즉 연간 단위나 비정기적 활동에서 노동의 성격(기획 및 실행)에 따른 성별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빈번하게 수행되어야 하는 가사활동에서는 기획 노동의 성별 차이가 크게 나타나 실행 중심의 가사노동 측정방식으로는 여성의 가사노동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5. 결론 및 정책제언 
        가. 요약 및 함의
        본 연구는 지금까지 가사노동과 성불평등성 문제는 남성과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량의 격차에만 주목했을 뿐 가사노동 측정도구가 가사노동의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음을 간과해왔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초점집단인터뷰(FGI)를 통해 가사노동의 범주를 파악한 결과, 가사노동은 ‘가족을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모든 일’로 개인과 가족, 상황에 따라 상당한 확장성을 갖는 개념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가사노동은 매일 정기적으로 발생하고, 상당한 시간 투입이 요구되며,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행위’만으로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행동(예: 생필품 구매)이 발생하기까지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기획(예: 생필품 재고 파악, 생필품 정보 습득 및 비교 등 )활동’까지를 포함한 개념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가사노동은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의무적 활동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일이기도 하였다. 가사노동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동일한 행동이라도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가사노동 포함 여부를 다르게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여 가사노동의 분류와 측정의 복합성을 증가시켰다. 예를 들어 가족들의 선물을 고르거나 가족 모임, 여행, 자녀와의 놀이 등 관계적, 정서적 활동도 부담과 스트레스를 동반하거나, 힘든 일로 느껴질 때 ‘가사노동’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것 등이다. 
        이처럼 정해진 범주와 내용에 국한되지 않는 가사노동의 정의와 속성은 고정 활동별 수행 주체와 시간을 중심으로 가사노동 실태를 파악하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포착될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가사노동의 범주와 수행방식을 포함할 수 있는 가사노동 분류 및 측정도구의 재구성이 요구된다. 이때 새로운 분류 및 측정체계는 기존의 가사노동 항목의 구체성 보완은 물론 기획 활동, 관계적 활동 등 확장된 가사노동을 포함할 필요가 있으며, 이때 새로운 유형의 가사노동을 측정하는 다양한 방식(시간, 주기, 정서적 요인 등)의 검토도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FGI를 통해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기존의 대표적인 가사노동 측정도구를 세분하고 기획 성격의 가사 활동과 가족 관계적 활동을 포괄하여 가사노동 항목을 재구성하였다. 재구성한 가사노동 항목은 7개 영역 64개 항목이며, 기획 노동 21개, 실행 노동 43개이다. 
        그리고 설문조사를 통해 이러한 항목이 가사노동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를 파악하였다. 조사 결과 기획 성격의 가사노동 및 관계적 노동을 포함하는 가사노동의 정의 10개 가운데 8개에 대하여 응답자의 70% 이상이 가사노동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재구성한 가사노동 64개 항목의 성별 수행 여부, 수행 시간량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64개 가사노동 항목에 대하여 성별 수행 여부를 보면 대부분의 항목에서 여성이 수행하는 비율이 높았다. 수행 비율이 80%이상인 항목만 보면 여성은 44개, 남성은 단 6개이다. 여성 수행 비율이 특히 높은 영역은 식사 및 자녀 관련 활동이 많았지만 대체로 모든 항목에서 고르게 수행 비율이 높았다. 반면 남성은 주택 관리, 쓰레기 처리, 차량 관련 활동 등 주생활 영역 일부와 가족 돌봄 영역에서의 집밖 외출 동행이나 운전 등 특정 항목만 수행 비율이 높았다. 이를 통해 가사노동 중에서도 남성과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성역할 분업구조가 여전히 지배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별 가사노동 수행 비율의 차이를 분석할 때 가사노동 항목별 수행 주기를 함께 고려하면 여성들은 정기적이고 빈번하게 해야만 하는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비율이 높고, 비정기적인 가사노동은 남성과 여성의 수행 비율에서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여성은 정기적인 가사노동은 거의 전담하면서 비정기적인 가사노동도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사노동 수행 여부를 측정할 때 해당 가사노동 항목의 수행주기까지 고려해야만 남성과 여성의 가사노동 수행의 젠더불평등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가사노동 수행 여부만 조사할 경우 정기적으로 빈번하게 수행하는 항목과 그렇지 못한 항목 간의 수행 부담의 차이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별 수행 시간 량을 살펴보면 여성이 절대적으로 수행 시간 총량이 많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에 배분하고 있음은 기존의 측정도구인 통계청 생활시간조사에서도 확인한 사실이다. 단기주기의 정기적 활동(월간), 장기주기의 정기적 활동(연간), 비정기적 활동의 수행 시간 총량을 보면 여성은 매 1개월마다 약 301시간, 남성은 약 99시간을 가사노동에 사용한다. 연간 단위 가사노동의 경우 여성은 약 24시간, 약 14시간 42분을 사용한다. 비정기적 가사활동은 여성은 약 31시간, 남성은 약 16시간 25분을 할애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통해 여성의 가사노동 수행시간 량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행 시간량을 가사노동의 성격에 따라 구분하여 보았을 때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큰 것은 단기 정기적 가사노동의 기획노동과 실행노동이었으며, 실행노동보다 기획노동의 성별 격차가 컸다. 단기 정기적 가사노동(월간)에서 기획노동의 경우 여성은 41시간 22분, 남성은 11시간 7분으로 실행노동(여성 258시간 24분, 남성 87시간 6분)의 격차보다 기획노동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실행 중심의 가사노동 측정방식으로는 여성의 가사노동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본 연구에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월간 단위 가사노동 시간 총량이 여성은 301시간으로 1일 약 10시간 정도이다. 통계청 생활시간조사에서 여성의 1일 가사노동시간은 대략 3시간이내이다. 본 연구의 조사결과 확인된 시간량은 하루 24시간 이내의 행동을 측정하는 생활시간조사의 측정 방식과 달라 생활시간조사 결과와 동일선상에서 놓고 비교할 수 없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상당히 세분된 항목별로 가사노동 시간만을 측정하였다는 점에서 가사노동 수행 시간이 다소 과다하게 추정되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은 본 연구의 한계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재구성한 가사노동 측정도구를 이용했을 때 기획 성격과 관계적 성격의 노동을 가사노동에 포함할 경우와 단기주기 및 장기주기를 구분할 경우에 가사노동 수행에서의 성별 불평등 구조가 더욱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의미가 있다.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가사노동에서의 젠더 불평등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가사분담은 여전히 공고한 성별분업에 기초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여성들이 주로 하고 있고 수행 시간량이 많은 것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로 간주되던 자녀 관련 활동이나 식생활 영역이었다. 또, 가사노동의 새로운 영역으로 부각되었던 기획활동이나 가족관계적 활동에서도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분담을 둘러싼 적지 않은 갈등도 확인되었으나, 이러한 갈등은 여성 개인의 포기나 수용, 시장화된 서비스나 다른 가족자원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해결되고 있었다. 
        둘째, 이러한 객관적인 불평등 실태에도 불구하고 본인 가족 안에서 가사분담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고 그 사유를 파악한 결과 물리적인 분담량이 기준이 아니라 주관적인 기준이 높게 나타났다. 공평성 판단의 기준으로 여성들은 남편의 적극적인 참여태도와 다른 집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남성들은 대화로 조정 가능한 것과 노동 강도에 따른 분담을 꼽았다. 그런데 배우자의 가사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이라는 여성의 응답을 보면 여성들 스스로 가사노동을 여성의 역할로 고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별 가정에서 가사분담은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분담하게 되며, 공평하다는 인식 또한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공평한 기준에 대한 이러한 응답은 가사노동의 성불평등한 수행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성별 분업 관점을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사노동의 젠더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가사노동 수행과 관련하여 남녀 간 균등한 분담의 측면뿐 아니라 공고한 성별분업구조를 전환하는 정책적 개입 역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셋째, 남성이 여성보다 가사노동의 긍정적 이미지에 대한 동의 정도가 높고 가사노동 수행을 즐거워하는 정도도 높았다. 이러한 남성의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은 향후 남성의 가사 및 육아 참여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 정책제언
        가사노동 측정도구 재구성안 제안 
        새로운 가사노동의 범주와 수행방식을 포함할 수 있는 가사노동 분류 및 측정도구의 재구성이 요구됨에 따라 가사노동 측정도구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이때 새로운 분류 및 측정체계는 기존의 가사노동 항목의 구체성 보완은 물론 기획 활동, 관계적 활동 등 확장된 가사노동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식생활, 의생활, 주생활, 가계운영, 자녀관련활동, 가족교류 및 행사, 가족돌봄의 7개 영역에서 수행하는 64개의 세부 가사노동 항목을 제시한다. 또한 64개 항목을 기획노동과 실행노동으로 노동의 성격을 구분하여 제시한다. 

        <표 3> 가사노동 측정 항목 
         
        가사노동 측정 방식 제안
        실행 노동 중심의 가사노동 측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가사노동의 수행 주기이다. 그러나 현재 가사노동시간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생활시간조사는 Time Diary 방식으로 측정하고 있다. 그 결과 조사 시점에 해당하는 일자에 수행하지 않는 월 단위 및 연간단위, 비정기적인 가사노동의 경우는 측정하지 못하게 된다. 생활시간조사의 조사 방식은 조사목적에 맞는 조사방식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여성이 수행하는 가사노동에는 매일 정기적으로 하게 되는 활동이외에 매주, 매월, 매분기, 매년 수행하는 노동도 많으므로 생활시간조사에서 측정한 가사노동시간은 실제 수행하는 가사노동 시간 총량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사노동은 항목별 수행주기와 주기별 수행 횟수, 소요 시간을 측정하여야 한다. 

        재구성 가사노동 측정도구를 활용한 정례조사 제안 
        가사노동의 실제 수행 실태 파악을 위하여 제안한 가사노동 측정도구와 측정방식을 활용한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가사노동 수행 실태조사는 예산을 확보하여 새롭게 시행하는 방안이 가장 적절하다. 그러나 예산상 제약 등을 고려할 때 매 5년 시행되는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에 일부문항을 포함하여 시행하거나 부가조사로 별도 측정하는 방식도 검토 가능하다. 

        성평등한 가사노동 수행을 위한 제언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은 가사노동 수행의 성불평등성을 명확히 반영할 수 있는 측정도구의 개선에 있다. 이러한 과정은 가사노동에서 드러나는 젠더불평등성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냄으로써 필연적으로 성 평등한 가사노동 수행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들과 연결된다. 이에 동 연구의 주요 목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측정도구의 개선과 더불어 검토되어야 할 성 평등한 가사노동 수행 방안을 간략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연구에서 이상적인 가사분담은 “함께 하는 가사”로 양적, 질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공평성을 포함하며, 상황과 여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형태로, 이를 위해 개인, 가족, 사회·문화 차원의 제도와 조건들이 정비될 필요가 있다.
        첫째, 개인 단위에서는 가사 수행의 핵심 주체로서 남성의 주체성 회복과 역량 강화를 돕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실행력 제고가 요구된다. 그동안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사 참여에 있어 남성들은 여전히 보조적, 수동적 존재로 머물러 있으며, 이러한 구조의 변화 없이 가사노동 수행에서 드러나는 성별 불평등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의 가치나 긍정적 이미지에 대한 남성들의 동의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 연구의 결과를 상기해 볼 때, 남성들의 가사참여에 대한 태도 및 의식변화 역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성평등한 가사분담 수행 전략 수립에 우호적인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사 참여에 있어 남성들의 주체성 회복과 역량강화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동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육아휴직제 등 남성들의 가사참여를 지원하는 물리적, 구조적 조건들을 확대,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노동시간 감축이나 다양한 근로시간 제도의 활용이 남성들의 실질적인 가사참여와 태도변화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남성들의 가족생활 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남성의 가사 참여에 대한 긍정적 사회 문화적 분위기 조성, 엄마(여성)를 위주로 구성, 운영되어 온 교육환경의 정비 등 다양한 유관 정책의 개선을 검토, 실행하는 것이다. 
        가사 및 자녀 돌봄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확충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 추진되고 있는 (가칭) 아빠 캠프(남성들의 육아·가사·요리 체험 프로그램, 자조모임 공간 제공)나 마을 단위의 공동육아, 공동부엌 등을 활용,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가사 참여를 유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 가능하다.
        둘째, 가족 차원에서는 가족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가사노동에 대해 개별 구성원들의 주체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가족 안에서 독립적인 주체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의 제고, 가족 내 역할 수행에 관한 가족 간 협상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가사수행을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할 문제로 환기, 전환시키는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의거 시행되고 있는 가족문화 및 가족교육 프로그램에 평등한 가족 내 역할 수행과 자기 돌봄 등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이들 프로그램을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 때, 가사노동에 대한 성별고정관념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작동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관련 교육의 대상은 남성과 여성, 가족 구성원 모두를 포괄하고, 의식적 차원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가사노동 분담과 조율을 연습할 수 있는 실행 과정을 포함한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 및 실습은 생애과정에 걸쳐 지속적,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공교육 과정 내에 포함하는 방안 역시 검토되어야 한다.
        셋째, 사회 문화적 차원에서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와 평가를 제고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연구의 초점집단인터뷰에서 가사노동에 대한 낮은 평가와 인식은 수행 주체들(특히 남성)로 하여금 가사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하는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따라서 향후 성평등한 가사노동 수행을 위해서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회복, 확산하는 다양한 정책적 개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가계생산 위성계정’과 같은 가사노동의 양적 가치에 대한 홍보 강화, 사회적 파급력이 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살림(가사)하는 남성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노출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넷째, 가사노동의 최소화 또는 최적화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제도적 문화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 연구의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가사노동은 가족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수적 활동이지만 동시에 상당한 시간과 정신적 부담을 요한다는 점에서 평등한 가사분담에 앞서 가족이 수행하는 가사노동이 감소되거나 최적화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사대체 상품 또는 가사 서비스로 시장화된 방식에 대한 제도적 지원으로는 가사 서비스에 대한 관리 감독, 가사 대체 상품 가격에 대한 관리 등이 가능할 것이다. 마을 혹은 아파트 단위로 동네마을식당이나 공동 부엌 등을 활성화하여 개별 가족이 수행하는 가사노동과 부담을 줄이는 한편, 함께 하는 가사의 즐거움과 긍정적 인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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