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건강과 질병 - 생활경험과 위기상황
Women in Health and Illness-Life Experiences and Crises, by Wiane
K.Kjervik and Ida M.Martinson, 1986. W.B.Saunders Company, Philadelphia,
USA.
이 선 자(서울대교수·보건간호학)
최근 각 대학에서 여성학이라는 새로운 강좌가 개설과목으로 대두되면서 각
분야에서 학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성건강학은 아직까지
활발한 학문활동단계까지 진입하지 못한 상태이나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하여 여성건강학에 관한 여러권의 책중에서 선정하여
소개하는 바이다.
Ⅰ.
여성건강학은 과거에는 산전간호나 임신과 분만에 관한 산부인과학 영역을
의미하였으나 최근에는 그 범위가 여성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경험하게 되는
모든 생활사건중에서 대인관계나 정치적, 사회경제적, 환경적인 제반여건과
관련하여, 여성으로서 당명하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발생되는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여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소개하는 [여성의 건강과 질병]이란 책의 저자는 현재 미국의
미네소타대학교 간호대학에서 여성건강학을 담당하는 Kjervik교수와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의 가정건강간호학과(Dept. of Family Health Care
Nursing)의 교수인 Martinson씨이다.
Ⅱ.
저자들은 책의 내용구성을 여성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생활사건들을 중심으로 하여 그때마다 당면하게 되는 위기상황을 소개하고,
동시에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처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접근을
시도하고자 하였다. 이제까지 보건분야에서는 남성중심의 사회관으로 인하여
여성건강관리는 보건의료전달체계에서 극히 부분적으로 취급하여 소홀히 해
왔다고 지적한다.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에 대한 성적 상대역할로 인식되어졌기
때문에 여성은 인격과 주권이 있는 개인으로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여성은 임신, 출산, 육아, 가사관리, 직장에서의 근로자로서의 역할,
노후생활에 있어서 여성특유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와 질병관리 그리고
스트레스관리가 체계화되지 못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저의 구성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분되고 있다. 제1장에서는 여성의 건강과
스트레스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1) 여성이 경험하게 되는 스트레스는 주관적 판단에 따라 그 느끼는 강도가
다를 수 있다고 가정하면, 여성이 자기존중의식과 자존심을 갖고 있을 경우에
극복하거나 대처방안이 긍정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여성이 자기존중과
적응력을 개발하고 스스로 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회적인 힘(권력)을
기르는 것이 도움이 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아발견이나
자기인식(awareness of self)이 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 그 다음은 여성의 건강상태를 사정(health assessment)하는 문제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더 기나 질병에 대한 이환율은 높아
잔병을 많이 앓고 있다. 이것은 문화적으로 여성의 질환을 소홀히 취급했던 것도
원인이 되겠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이 그 역할 수행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더
받기 때문으로도 해석되어진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건강관리는 건강상태의
정확한 평가 및 진단에서 출발한다고 보아 그 기술적인 면을 소개하고 있다. 즉
전반적으로 요구되는 관찰내용으로 ①신체검사로서 피부, 모발, 손톱, 점막에
대한 내용과 ②산부인과적 진찰내용으로 여러가지 증상과 증후에 대한 소견과
검사과정이 소개되고 ③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과업(task)에 대한 평가
④경제관리 능력과 역할에 대한 평가를 포함시키고 있다. 이제까지는 여성에
대한 건강평가에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나 경제적 능력은 포함되지 않았다.
3) 다음은 전통적인 보건의료조직에서 여성에 대한 건강관리개념에 대하여
비판하고 있다. 최근의 건강관리개념은 보건의료인으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자신의 건강은 자기 스스로의 생활속에서 습관적으로
지켜야하는 자기건강관리(self-care)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하여
강조하여 소개하고 있다.
4) 그 다음은 여성건강관리 분야에서 중요한 변과가 노년기 여성의 건강관리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Ⅲ.
제2장에서는 여성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생물학적,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하여
점검하고 이로 인하여 파생되는 문제를 분석하여 취급하였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1) '여성과 성'을 주제로 하여 여성의 성생활에 대하여 생리적 변화와 반응 및
욕구충족에 관련된 문제를 논하였다.
2) 또한 여성간의 동성연애자(lesbians)에 대하여 전통적인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과 함께 사회적으로 이들을 냉대하는 문제에 대하여 재고하도록 촉구하면서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인이 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3) 그리고 모든 여성이 결혼과 관련하여서 뿐만 아니라 성생활과 관련하여
생각해야 되는 임신, 출산, 육아문제와 관련한 고민거리(dilema)를 주제로
다루면서 이와 관련한 결정권을 논함에 있어서 여성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그리고 본인의 의도에 따라, 그리고 가치관에 따라서 스스로 상황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반대로 상황적 지배를 받으면서 인내와
복종만으로 생활하는데는 문제가 많이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남녀동등권의
문제는 법적인 개념보다 생활속에서 출발해야 됨을 각성시키고 있다.
4) 그 다음의 주제는 여성과 사회적 의사소통 방법에 대하여 취급하고 있다.
이제까지 관습적으로 남녀간의 인격적 차이나 여성을 비하시키는 상징적 개념은
의사소통 방법을 관찰하고 분석하면 쉽게 자료가 제시된다. 여성은 사회적
역할이나 지위 등이 출생후 사회화과정을 거치면서 남성과 격차가 나게
변화되어지고 있다. 성차별로 인하여 파생되는 문제는 의사소통 방법에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 때이다.
5) 그 다음 주제는 여성의 심리적인 의존성 문제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전문가적 견해로 본다면 여성의 의존적 심리는 ①일상생활에서 당면하여
발생하는 위기상황에 대하여 대처할 수 있는 개인적인 처리능력의 실패감이나
무능력감에서 야기되고 ②본인이 아니라도 타인이 누군가가 해결해 줄 것이라고
하는 기대감에서 출발하고 ③개인적 안녕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하여 타인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Erikson의 이론에 의하면 성장과정에서 유년기
발달과업의 하나인 자율성 발달시기(autonomy)에 실패한 경우에 의존적인
성인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이론이 된다. 의존적 성격은 가진 여성을 평가하여
문제점을 인식시키고 바로잡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되고 모든 여성이
자아각성을 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의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6) 다음주제는 여성과 약물사용문제를 다루고 있다. 즉 여성과 음주, 그리고
여성과 약물복용 문제에 대하여 그 심각성과 해결책에 대해 모색방안을 논하고
있으며
7) 또한 여성의 성적 매력과 정신건강상태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8) 그 다음 주제는 저소득층 여성의 건강문제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빈곤과
노동, 육아, 가사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계층의 건강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불이익이나 박해 혹은 상해를 당하게
되는 여성들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할 것인가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시된 주제들을 살펴보면
1) 신체적인 가해를 받은 여성으로 우리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매를 맞는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경우에 근본적인 문제는 상대자와의 인간관계가
건전하지 못한 관계로서 가족이나 개인의 신상이나 배경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낮은 자아개념을 소유하였거나 사회화과정에 문제가 있는
여성의 경우라고 지적하고 있다.
2) 성적 폭행인 강간을 당하는 여성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성적 폭행을
당하게 되면 육체적 손상과 사회생활에서의 영향 및 심리적 고통을 입게 되므로
이들의 문제를 주위사람을과 협조하여 정상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중재활동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전문가나 직업적인 역할로 이 문제를 담당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피해자에 대해서 법적인 문제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이외에 병원이나 보건분야 혹은 사회단체에서의 유기적인
팀워크에 의한 통합적 도움을 주는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
점을 개선토록 촉구하고 있다.
3) 어린이나 소녀시절에 학대받는 문제에 대한 것으로 의도적인 행위도 있고
또한 우연인 경우도 있으나 학대잠재성을 가진 부모나 교사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학대를 가하는 어른의 스트레스를 동시에 풀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4) 임신을 할 수 없는 불임여성의 스트레스 문제에 대해 진단, 치료 및
상담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5) 비정상적인 식습관을 갖고 있어서 과식이나 편식 등의 문제로 영양상태가
비정상적이거나 비만, 기타 대사성질환을 갖고 있는 여성들의 문제를 포함시키고
있다.
6) 신체적, 정신적으로 동통(pain)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경우를 다루고 있다.
이 문제는 병원이나 보건분야에서 근무하는 일선 실무자들이 이 분야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제4장에서는 여성들이 소유하고 싶은 것을 손실(loss)하게 되는 경우에
당면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1) 여성으로서 중요생식기능을 갖는 자궁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여성과 같이
신체부위의 절단 등을 하게 되는 경우
2) 여성의 생리현상인 월경이 노년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중년이후의
폐경현상을 맞는 여성의 건강관리문제
3) 결혼생활에 적응이 잘못되어 이혼을 하는 여성의 경우 자녀와의 별거나
가족과의 결별로 인한 손실에 대처해야 하는 경우
4) 결혼한 남편이 사망으로 인한 사별
5) 자녀들의 불행스러운 죽음을 당하게 되는 여성들의 위기상황 극복을 다루고
있다.
Ⅳ.
이상과 같이 주요내용을 개괄적으로 소개하였다. 여성문제는 관여되는 모든
사람들이 진지한 태도로 충분한 지식과 이해는 물론이고, 문제해결을 위한
중재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최선의 업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여성건강학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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